전남 신안군의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5개의 섬에는 예수의 12제자 이름을 딴 12사도 예배당이 있다. 5개의 섬을 연결해 12개의 예배당을 차례로 둘러보며 걷는 길이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모티브가 되었다. 그래서 이곳을 ‘순례자의 섬’ 또는 ‘한국의 섬티아고’라고도 부른다.12사도 순례길이 생긴 배경에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여성순교자 문준경(1891~1950) 전도사가 있다. 신안이 고향인 그는 1년에 고무신이 8켤레나 닳았을 정도로 열정적인 선교를 했다고 한다. 그로인해 지금도 섬 주민의 90% 이상이
용진산聳珍山(349m)은 광주의 미니 공룡능선이다. 광주 서쪽 경계를 이루는 광산구 송산유원지 인근에 솟은 옹골찬 바위산으로 호젓해 생활 속 거리두기 산행지로 제격이다. 높이는 낮지만 일제에 대항한 호남의병 성지다. 석봉石峰과 토봉土峰 2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석봉은 의병의 기개를 지닌 성난 소뿔 형태다.광산구 본량동으로 불리는 임곡 사호동과 선동, 지산동 경계에 있다. 등산로가 짧아 물통 하나 달랑 들고 토봉 정상을 밟은 후 용진정사로 원점회귀하곤 하지만 토봉 정상에서 원사호동마을을 경유하는 코스를 밟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흘칠산’이라는 말이 있다. ‘사흘 동안 조기를 잡아 일 년을 먹고 산다’는 칠산 바다를 두고 하는 전해오는 말이다. 칠산 바다는 조기의 고향이다. 영광군 송이도松耳島는 그 중심에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소나무가 많고 섬의 모양이 사람 귀를 닮았다고 해서 송이도라고 전한다.눈길을 끄는 잘생긴 소나무는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보물섬이라 부른다. 썰물 때면 송이도와 대각이도 사이에 하루 두 차례 열리는 신비의 바닷길은 직선거리로 무려 3㎞에 달한다. 이곳에서 채취한 맛조개는 유난히 크고 맛이 좋아 명품 대접을 받는다. 주민들의 주된
서해바다의 보물 고군산열도는 60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하나가 되었고 선유도仙遊島가 맏형 격으로 중심에 있다. 이제는 승용차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섬 아닌 섬이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호젓한 아름다움을 점차 잃어 가고 있다.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군산열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관리도串里島가 인근에 있다. 섬 전체가 해금강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솟았다. 관리도가 지닌 매력 중의 하나는 배를 타고 유람하듯 장자도
여수 봉화산烽火山(467.2m)은 신년 일출 보기에 딱 좋은 산이다. 섬 사이로 스멀스멀 떠오르는 태양을 보는 순간, 체면 몰수하고 탄성이 튀어나올 풍광이다. 바다와 섬들이 빚은 걸작품인 한려해상국립공원지구에 있어 많은 설명이 필요 없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전남 여수시를 포함해 경남 사천시, 거제시, 통영시, 하동군, 남해군 등에 걸쳐 있다. 한려閑麗란 한산도의 ‘한’자와 여수의 ‘여’자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여수는 바닷가 별장처럼 아름다운 도시다. 해발 500m 이하의 산들이 흩어져 있다. 안심산(347.4m), 사방산(251m
금전산金錢山(668m)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낙안면樂安面의 진산이다. 일제 강점기 때 금을 캐던 연유도 있지만 의상대와 원효대의 기운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한때 로또 명당이라는 소문까지 났다. 산 이름은 부처의 500 제자 중 한 명인 가난한 약초꾼 금전비구金錢比丘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금전산은 바위산에 가깝다. 거칠어 보이는 산세와 달리 전체적으로 완만하고 능선만 올라서면 조망도 좋다. 최고의 포인트는 암릉이 뭉쳐 있는 금강암金剛庵 일대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금강암 오른쪽에 위치한 의상대와 왼쪽으로 원효대가 우뚝 솟아
변산반도국립공원 내에 있는 변산邊山은 호남 5대 명산의 하나이며, 옛 지명인 능가산楞伽山으로도 불린다. 크게 외변산, 내변산으로 나누어진다. 외변산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해안선과 낙조가 매우 아름답다. 내륙에 위치한 내변산의 명소는 직소폭포와 내소사, 개암사, 우금바위, 우금산성 등이 있다. 특히 우금산성은 백제 멸망 후 백제 부흥세력이 나당연합군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근거지였다.백제는 660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정복되었다. 그 이후 왕자 ‘풍’을 중심으로 왕족이던 장군 복신福信, 승려 도침, 흑치상지 등이 백제 부흥운동을
익산은 마한·백제 문화의 꽃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유적이 있는 곳이다. 백제는 한성(서울), 웅진(공주), 사비(부여) 시대를 거치며 700년 동안 존속된 나라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백제 역사지구는 사비 시대(538~660년) 두 번째 도읍지인 익산의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유적까지 포함되어 있다. 특히 미륵사는 백제시대 최대의 사찰이었고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 미륵사지 당간지주(보물 제236호)를 만날 수 있다. 미륵산彌勒山은 미륵사지를 품고 있는 산이며, 익산에서
진안 ‘죽도竹島’는 육지 속의 섬으로 유명하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구량천과 금강의 합수 지점이며 두 물줄기가 마치 산을 에워싸고 있어 섬처럼 보인다.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경치가 매우 빼어나서 사계절 인기 있다. 천반산天盤山(647m)은 죽도를 보기 위해 거쳐 가는 산 정도로 알려졌지만 죽도의 풍광은 천반산이 보여 주는 매력과 압도적인 비경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천반산을 명산의 반열에 오르게 한 구량천九良川은 천반산의 3면을 감싸며 태극 모양으로 흐르고 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여덟 폭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천혜
순창 장군목은 요강바위로 유명해진 섬진강변이다. 섬진강에서 가장 아름다운곳이라고도 말한다. 산골 오지였던 이곳에 길이 뚫리며 예쁜 펜션들이 들어서면서 휴양지로 변모하고 있다. 강의 지형은 장구목처럼 잘록하다. 그동안 장구목과 장군목을 혼용해 불렀지만 순창군에서 ‘장군목’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장군목 요강바위 주변은 수만 년 동안 물살에 깎인 기묘한 바위들의 수석전시장이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세 개의 암봉이 마주보고 있다. 전혀 다른 산줄기다. 우측으로 성수지맥(56.8㎞)의 마지막 기점인 용궐산(645m)과 무량산(586.4m)
화순 화학산華鶴山과, 개천산開天山(497m), 천태산天台山(479m)은 한 개의 능선으로 연결된다. 화학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밋밋하고 개성이 없다. 반면 천태산과 개천산은 짧지만 근육질의 골산骨山이다. 뿐만 아니라 천년고찰 개천사와 거북바위, 비자나무숲 등 볼거리가 많다.산행은 개천산과 천태산을 중심으로 하되 산행을 길게 하기 위해 화학산을 끼어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1년에 딱 한 번 화학산을 들머리로 잡아도 좋을 때가 있다. 화학산 정상은 철쭉 군락지다. 4월 말부터 5월 초 철쭉꽃이 피어,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개화
여수 토박이들이 해안선을 따라 길을 만들었다. 모티프는 제주 올레길이다. ‘섬과 바다가 아름다운 고향 여수에 힐링 트레킹 길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단다. 참여 회원들은 IT 전문가, 퇴직 공무원, 교수, 언론인, 개인사업가 등 다양하다. 이들은 사단법인 ‘여수 갯가’를 설립하고 ‘여수 갯가길’이라 명명했다. ‘갯가浦邊’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의 물가를 말한다. 여수 갯가 김경호 이사장의 말에 의하면, 관官의 힘을 빌리지 않고 회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자원봉사와 재능기부로 진행하다 보니 첫 삽을 뜨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단다.
지죽도支竹島 토박이들에게 ‘금강죽봉’을 물으면, “금강산 가시게요?”라고 반문하며 “금강산을 줄여 놓은 것 같다”고 자랑한다. 바위가 웅장하게 솟은 생김새가 마치 금강산 해금강 총석정을 옮겨 놓은 것 같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를 타고 가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해안가에는 수십 미터 높이의 주상절리대가 대나무처럼 솟아 있어 일대를 ‘금강죽봉’이라 부른다. 특히 죽순바위가 명물이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을 이겨낸 거대한 촛대모양 바위를 보고 있노라면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지죽도는 ‘하모(갯장어)잡이’로 유명한 작은 섬이